처음 자전거로 멀리까지 가본 여름이 있나요?
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저수지까지 갔다. 돌아올 힘을 남겨두지 않아 오르막에서는 함께 끌었다.
— 저수지자전거
처음 자전거로 멀리까지 가본 여름이 있나요?
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저수지까지 갔다. 돌아올 힘을 남겨두지 않아 오르막에서는 함께 끌었다.
— 저수지자전거
처음 밤기차나 밤버스를 타 본 여름을 기억하나요?

심야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휴게소 불빛을 세었다. 모두 잠들었는데 나만 여행이 아까웠다.
— 맨뒷자리
그해 여름 처음 써본 기계나 서비스가 있나요?

사무실 팩스로 문서를 처음 보냈다. 종이가 반대편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.
— 첫팩스
방학 숙제 말고 스스로 해보고 싶었던 일이 있었나요?

매일 한 장씩 그림을 그려 방학이 끝날 때 작은 책으로 묶고 싶었다. 열세 장에서 멈췄다.
— 열세장
소나기를 만났던 날을 기억하나요?

갑자기 쏟아진 비를 피해 낯선 사람들과 세탁소 처마 밑에 섰다. 모두 같은 방향으로 빗줄기를 봤다.
— 세탁소처마
방학 때마다 사 모으던 것이 있었나요?

바닷가에 갈 때마다 작은 조개껍데기를 주워왔다. 창가 유리병이 여름마다 조금씩 찼다.
— 조개유리병
그 여름에 처음 만난 사람 중 지금도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?

도서관 창가 자리를 양보해준 사람이 있었다. 이름도 몰랐는데 방학 내내 마주쳤다.
— 창가자리
처음 친구들끼리만 떠난 여행은 언제였나요?
수능 끝나고 도쿄로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 친구들인데, 잘 지낼까
— SWAL
처음으로 혼자 무언가를 만들어 본 여름이 있나요?

나무토막과 고무줄로 작은 배를 만들었다. 물에 뜬 건 잠깐이었지만 하루 종일 자랑했다.
— 작은배
처음 혼자 떠났던 여름은 몇 년이었나요?
혼자 버스를 타고 작은 항구 도시로 갔다. 길을 물어보는 것도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졌다.
— 작은섬
밤을 새우게 했던 게임이나 방송이 있었나요?
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을 하다 창밖이 밝아지는 걸 봤다. 마지막 판이라는 말만 열 번은 했다.
— 마지막판
여름 낮에 몰래 하던 놀이가 있었나요?

빈 주차장에서 물총 싸움을 했다. 경비 아저씨 발소리가 들리면 모두 기둥 뒤로 숨었다.
— 물총대장
그해 여름 새로 산 물건 중 가장 아꼈던 것은 무엇인가요?
처음 산 방수 카메라를 들고 물놀이를 갔다. 사진 절반은 물방울 때문에 흐릿했다.
— 물방울사진
여름 축제나 장터에 갔던 기억이 있나요?

동네 장터에서 닭꼬치 하나를 나눠 먹고, 마지막 버스가 올 때까지 공연을 구경했다.
— 여름장터
가장 멀리 떠났던 여름은 몇 년이었나요?
배와 버스를 갈아타고 작은 섬까지 갔다. 휴대전화가 잘 안 터지는 것도 여행처럼 느껴졌다.
— 작은섬
더위를 핑계로 자주 만났던 사람이 있었나요?
에어컨이 세던 서점에서 자주 만났다. 책을 고르는 척하며 서로를 기다렸던 것 같다.
— 서점창가
처음 친구들끼리만 떠난 여행은 언제였나요?

숙소도 제대로 정하지 않고 출발했다. 서툴렀지만 그래서 더 신났던 여행이었다.
— 청춘열차
소나기를 같이 피했던 사람을 기억하나요?

우산 하나를 둘이 쓰고 뛰었다. 교복 어깨는 다 젖었지만 이상하게 계속 웃음이 났다.
— 한쪽어깨
카세트테이프나 CD, MP3로 듣던 여름 노래가 있나요?

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같은 노래를 들었다. 지금도 전주만 들으면 그 방이 떠오른다.
— 오래된라디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