돌아보면 가장 빛났던 여름은 몇 년이었나요?

사람이 드문 강변에서 친구들과 자전거를 탔다. 해 질 무렵의 긴 그림자가 가장 빛나 보였다.
— 긴그림자
돌아보면 가장 빛났던 여름은 몇 년이었나요?

사람이 드문 강변에서 친구들과 자전거를 탔다. 해 질 무렵의 긴 그림자가 가장 빛나 보였다.
— 긴그림자
그 여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?
조금 늦어도 괜찮다고, 남들보다 빨리 어른이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.
— 천천히
처음 번 돈으로 무엇을 샀나요?

처음 받은 품삯으로 동생의 새 샌들을 샀다. 내 것은 다음 달에 사도 괜찮았다.
— 새샌들
그해 여름 처음 배운 것은 무엇이었나요?
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져 영상 편집을 배웠다. 서툰 첫 영상에도 여름 소리가 가득했다.
— 첫편집
그해 여름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한 일이 있었나요?
온 동네가 라디오 앞에서 올림픽 금메달 소식을 기다렸다. 결과가 나오자 골목까지 환호성이 들렸다.
— 라디오환호
여름방학 일기에 무엇을 적었나요?

일기에는 글보다 크레파스 그림이 많았다. 소나기와 고무신, 마당의 강아지를 매일 그렸다.
— 크레파스일기
여름 냄새가 나는 물건이 있나요?

대나무 돗자리를 펴면 마른 풀 냄새와 모기향 냄새가 함께 났다. 그게 우리 집 여름 냄새였다.
— 대나무돗자리
창밖 풍경이 기억에 남는 여름 길이 있나요?

비가 갠 뒤 버스 창밖으로 논이 반짝였다. 이어폰을 빼고 한참 풍경만 바라봤다.
— 버스창
부채질을 해주던 사람을 기억하나요?
야근하고 돌아온 엄마가 신문지를 접어 부채질해주셨다. 잠든 척하며 바람을 기다렸다.
— 신문부채
함께 수박을 나눠 먹던 사람은 누구였나요?

아버지는 수박의 가운데 조각을 늘 내게 주셨다. 가장 단 부분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.
— 가운데조각
끝난 뒤에야 소중함을 알았던 여름은 언제였나요?

늦은 밤이면 아버지가 독서실 앞으로 데리러 오셨다. 그 시간이 당연한 줄 알았다.
— 늦은귀가
무서웠지만 결국 해낸 일은 무엇이었나요?

많은 사람 앞에서 처음 발표했다. 손은 떨렸지만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니 웃음이 났다.
— 첫발표
친구들과 주고받던 메시지나 쪽지를 기억하나요?

수업이 끝나면 접은 쪽지를 몰래 건넸다. 별 내용도 없었는데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었다.
— 접은쪽지
물놀이하고 돌아온 저녁의 기억이 있나요?

물놀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는 젖은 수건 냄새와 잠든 동생의 숨소리가 가득했다.
— 네식구
밤하늘의 별이나 달이 유난히 기억나는 여름이 있나요?

시골 숙소 마당에서 불을 모두 끄고 별을 봤다. 말소리도 자연스럽게 작아졌다.
— 별마당
장맛비가 그친 뒤의 하늘을 기억하나요?

사흘 내리던 비가 멈추자 아파트 사이로 무지개가 떴다. 온 동네 아이들이 밖으로 나왔다.
— 비갠하늘
그해 여름 아껴 쓰던 물건은 무엇이었나요?
이모가 준 레몬 사탕을 투명한 병에 넣어두고 하루에 하나씩만 꺼내 먹었다.
— 레몬사탕
처음 바다를 본 여름을 기억하나요?

아버지 손을 잡고 처음 본 바다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. 파도보다 먼저 모래 냄새가 기억난다.
— 첫파도
여름마다 꼭 만났던 사람이 있었나요?
여름마다 외갓집에서만 만나던 친구가 있었다. 일 년치 이야기를 며칠 안에 다 나눴다.
— 여름손님
여름마다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이 있나요?
여름이면 마루에 앉아 복숭아를 깎아주시던 외할머니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.
— 복숭아향